글 없는 그림책은 글이 결핍된 그림책이 아니다. 그림이라는 언어로 서사를 전하는 또 하나의 그림책 장르다. 하지만 모호한 이미지 앞에서 어떤 의미를 끌어내야 할지 독자는 종종 난감해진다. 글 없는 그림책은 그림책을 읽는 기존의 방식을 뒤흔든다. 그림책의 그림은 더 이상 글을 보조하는 데에 그치지 않고, 글과 함께 말하기에 이르렀다. 나아가 글을 밀어내고 독자적으로 말하기 시작했다. 우리는 글 없는 그림책과 함께 그림책을 대하는 태도를 바꿀 기로에 섰다. <살롱 드 릴뤼스트라시옹> ‘마스 그린 에디션’에서는 글 없는 그림책을 향한 작가의 철학과 전문가의 이론을 듣고, 그림책의 텍스트를 짚어본다.